함평문화원-내 고향 함평 천지회, “‘함평 설화집’ 표절 부·적정 공방 논란”

함평 천지회, “81년 발행된 ‘한국 구비 문화 대계’ 함평군 편 그대로 옮겨”
함평문화원, “당시 전남도 지침... 관내 모든 설화, 도지, 향토지 등 총망라 조사수집 보존토록 했다” 반론

전남희망신문 승인 2021.06.28 10:33 의견 0


내고향 함평 천지회(회장 최창호)는 지난 23일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함평문화원에서 지난 2018년 발행한 함평 설화집은 남도 민속학의 대부 고 지춘상 교수(전남대)가 저술한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 설화를 일부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회장에 따르면 <한국구비문학대계>1981년 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책으로 수록된 함평군 설화는 엄다면 58편, 나산면 34편, 월야면 25편, 신광면 47편으로 총 185편으로 지춘상 교수가 연구 책임자로 함평 지역의 구술자를 발굴해서 채록하고 이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설화 185편 중 129편의 설화가 2018년 2월 함평문화원에서 발간한 ‘함평 설화집’에 도용되고 구술자와 저술자가 바뀌는 등 원본에 나오는 채록 지역을 무시한 채 함평 9개 읍·면으로 분리하고 조작하는 일이 자행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회장은 “함평 설화집에 함평<5.18 민주화 운동의 비화>를 수록했는데, 이는 ‘함평 5·18 역사 왜곡 의혹의 출발점’이 됐다”면서 “함평군에 조성된 5.18 표지석 비문 역시 문화원장 직함을 이용해 치안과 안전을 목적으로 진행했던 80년 당시 상황을 자신이 주도한 함평공원 궐기대회가 조명받도록 비문을 작성한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설화집 발간에는 도비와 군비 등 1억 원의 보조금 지원됐다.

최 회장은 “함평군은 발행된 책자 및 자료집의 표절 여부를 정확히 조사하고, 그동안 지원 발간된 함평문화원의 책자, 자료 등 모든 발주 현황을 감사하고 부당함이 없었는지, 경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표절한 책 발간으로 공적이 인정되어 수상한 함평문화원장의 ‘군민의 상’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함평문화원장은 “ ‘내고향 함평천지회’가 지난 23일 기자 회견을 갖고 함평문화원이 2018년 2월 발간한 ‘함평군설화집’이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수록된 고 지춘상 박사님께서 조사자로 되어있는 설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설화집 발간이 갖는 의미를 전혀 모르는 데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함평문화원장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17년부터 1년여 동안의 수집, 정리 기간을 거쳐 2018년 2월에 발간된 책자로 책임을 지고 진행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사업은 당시 이낙연 도지사가 각 지역의 설화를 수집 정리하여 콘텐츠화하고 관광 자원화하자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평문화원장은 “당시 전남도 지침 등은 관내 모든 설화(이미 수집된) 도지, 향토지, 각종 책자를 총망라 조사수집 보존토록 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고 지춘상 교수님의 설화 역시 ‘함평 설화집’에 수록할 수 있고 표절이라는 최창호 씨 주장은 억지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단, 일러두기 등에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수록된 설화도 수록했다는 점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일부분 실수라고 인정했다.

함평문화원장은 “설화는 창작물이거나 논문이 아니며 ‘함평군 설화집’ 발간에는 떳떳하고 당당하다”면서 “고 지춘상 박사는 함평 태생이고 조사한 설화는 더욱 소중히 여겨 ‘함평설화집’에 수록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4일에 함평군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2021년 함평군민의 상’시상식에서 함평문화원장은 “함평의 설화 등을 발굴 보존하는 등 사회발전을 주도하고 깨어있는 지식인의 귀감이 됐다”는 공적으로 문화교육부문 ‘함평군민의 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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