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우 대표
코로나 19의 공포 속에 경제활동이 마비되고 모든 국민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경자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날이 밝아 눈 뜨고 밤이 되어 잠을 청할 때까지 즐거운 일인지! 슬픈 일인지! 후회될 일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복된 생활을 우리는 늘 해왔다.
특히, 올 한 해는 코로나 19로 매일 매일을 가슴 조이며 보내는 마음이 무척 힘들었겠지만, 그나마 행복했던 시간 들, 소중한 사연들을 기억하면서 코로나 19로부터 종식되는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희망 사항이지만, 권력을 손에 쥐고 정치하는 사람들, 지방 권력과 밀착을 통해 부정, 비리 등의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지방 토호세력들, 단체장의 입맛에 맞게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일부 공직자 등 모두가 정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도(正道)를 지키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지방자치가 출발한 지 25년이 지났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아닌 무늬만 자치인 비정상적 지방자치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방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치사무의 범위가 제약되어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치단체장 측근들만 각종 이권과 혜택을 주기 위해 지방자치를 실시한 게 아니다.
올해 6월 함평군의 과거 행정업무를 감사한 결과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다. 일부 감사내용이지만, 개탄스러울 뿐이다.
지난 2017년 노인복지센터 건립공사를 추진하면서 지연배상금을 과소(5900만 원)부과하고 선 시공된 조경 공사비(1800만 원)를 지급하고, 하자보수보증금을 납부받지 않은 채 장애인 편의시설 등의 하자를 자체예산(1000만 원)으로 보수하고 건축업자 편의를 봐주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2012년부터 실시한 한옥마을 택지계약 업무와 2018년 초 틈새 축산업 발굴 육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택지계약 해제 시 위약금 부당 면제 후 재분양 공고 없이 당시 함평군수 며느리에게 분양계약을 체결해 특혜를 주는 한편, 함평군수가 지정한 21명에게 보조금 지급절차를 위반되게 군비 보조금(3억6400만여 원) 지급했다.
또 한 2018년 하반기 인사에서는 함평군수와 담당업무 공직자는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명부 순위를 누락시키는 등 부적정한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군수의 지시가 떨어지면 공무원은 군수 측근에게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인사 서열도 바꿔버리는 등 이러한 불공정한 사회가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제는 자치분권의 실익이 모든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자치단체의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자기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행정업무의 질적 변화에 따른 지방공무원의 전문화와 함께 지방공직자들을 자치분권의 역군(役軍)으로 지역발전 선도자로서 명예를 드높이고 지켜야 하고, 자치단체장의 똘마니 노릇이나 하는 일부 공직자들이 만연해서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회 역할이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같은 정당이라고 대충 넘어가고 주민의 참여와 목소리가 현장에 반영되는지를 잘 살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불합리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자치단체장으로 나올 만한 젊은 인재들은 고향을 떠나고 그러다 보니 자질도 갖추지 못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돈으로 단체장이 되어 각종 구설수에 올라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이 없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특정 자치단체에서는 군수가 2명이라는 말이 회자 되기도 한다. ‘주간 군수’와 ‘야간 군수’가 있다는 것이다.
주간 군수는 주민들이 뽑은 군수이고, 야간 군수는 주간 군수에게 선거자금 등 뒷돈을 대주고 인허가 사업에 관여하는 토착세력이라 한다.
정치도 돈으로 하고, 부모도 돈으로 모시고, 사람의 마음도 돈으로 사고파는 세상이니 금전의 위력이 대단함은 자타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얻는 것은 물질이요 잃는 것은 인성이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만일 스스로 그릇을 헤아려 한 지역을 경영할 재주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원하여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무능력자가 지역의 책임자가 되면 지역은 그 해를 입어 쓰러질 것이며, 주민들의 비난과 귀신의 책망은 단체장의 자손들에게까지 재앙으로 미칠 것이다. 이런데도 어찌 능력도 없는 사람이 단체장이 되려고 할 것인가?”라고 경고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자치단체장은 비전을 가지고 헌신하는 리더를 원한다.
사람답게 살아가고 인간이 인간 대접을 받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해장술 마시듯 쉬운 일은 아닌듯싶다.
현재 우리 사회는 물질 위주의 교육으로 인성교육이 사라지고 있다. 올바른 교육만이 가장 현실적 가치이며, 우리가 후세에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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