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청 레슬링 팀, 창단 14년 만에 해체

함평중·골프고등학교 레슬링 선수들 꿈과 희망 좌절할까... ‘아쉬움 커’

전남희망신문 승인 2015.12.02 09:55 의견 0

과거 레슬링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김원기(LA 올림픽 1984년)씨와 김영남(88서울올림픽 1988년)씨 등이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레슬링 메카’함평군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린바 있다.
그 이후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2001년 12월 함평군청 레슬링 팀이 창단되었다. 그러나 창단 14년 만인 2015년 10월31일자로 전격 해체됐다.
제2의 김원기·김영남 선수를 꿈꾸는 함평중·골프고등학교 레슬링 선수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레슬링 메카’함평군의 이미지와 전통을 이어갈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그동안 함평군청 레슬링 팀의 창단부터 해체까지 과정을 알리고 자 한다./ 편집자 주

   
 
“제2의 김원기·김영남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현재 함평중과 골프고 레슬링 선수들의 꿈과 희망이다.
한국 레슬링의‘메카’함평군이 지난 2001년 12월 20일 함평군청 레슬링 팀을 창단했다.
당시 김원기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홍준희 함평실고 감독을 명예 감독으로 내정한 뒤 윤정부 전 함평실고 코치와의‘레슬링 부자 지도자’인 윤성용 함평중 코치를 초대 감독으로 선임하거 선수는 송인기, 조광현, 송문관, 문진태, 곽철견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함평군청 레슬링팀은‘땀을 많이 흘린 사람은 눈물을 적게 흘린다.’는 신념 아래 이렇게 첫 출발을 했다.
팀 창단 후 2002년 4월 KBS배, 대통령배 등 각종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함평군청 레슬링 팀은 처녀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원기(84·LA), 김영남(88·서울) 금메달리스트, 바로셀로나 은메달리스트 김종신 선수 등을 배출해 낸 함평 레슬링이 명실상부한‘레슬링 메카’임을 증명한 것이다.
창단 이듬해인 2002년 전국 체전 등 3개 대회에서 금2, 은1, 동2을 시작으로 2003년 전국체전 등 4개 대회에서 금3, 은3, 동6 개를 획득했다.
2004년에도 전국체전 등 4개 대회에서 금3, 은3, 동4개를 목에 걸고 전국체전 3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2005년에는 총 금3, 은7, 동7으로 제23회 회장기대회와 제30회 KBS대회에서 종합준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에는 총 금6, 은11, 동 8를 획득하고, 제24회 회장기, 제31회 KBS대회, 제32회 대통령기대회에서 자유형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후 5년만이었다.
2007년에는 총 금6, 은2, 동 13개를 획득, 제25회 회장기대회와 제32회 KBS대회에서 자유형 종합우승과 종합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전경민 선수가 팀 최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08년에는 총 금6 은5 동8 개로 제33회 대통령기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제26회 회장기대회 자유형 종합우승 대회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009년에는 총 금5 은3 동9 획득 했으며, 제3회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총 금5 은2 동12로 제36회 대통령기대회 자유형 종합우승을 하고, 성용 선수와 전경민 선수가 다시한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11년에는 금5 은5 동5, 2012년에는 금1 은3 동10, 2013년 금1 은1 동5, 2014년 동5 획득하였으며, 윤성용 감독1명과 전경민 선수1명으로 구성된 2015년에는 제34회 회장기대회 3위와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마지막 동메달로 마무리 했다.
   
 
함평군 레슬링 팀은 14년 동안 금메달 46개, 은메달 46개, 동메달 96개 등을 획득했으며, 종합우승 9회, 준우승 2회, 국가대표 2명을 배출하는 등 함평 레슬링 팀이 전국의 명문임을 입증했다.
이런 가운데 창단 때부터 지도자와 선수 등이 많게는 9명에서 적게는 6명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 2013년에는 5명으로, 2014년과 2015년에는 감독 과 선수 등 각각 1명으로 줄이면서 해체 수순을 밟았다.
드디어 함평군은 2014년 12월 12일부로 함평군청 직장운동경기부(레슬링팀) 해체에 따른 예고통지를 보냈다.
내용은‘타 팀으로의 이적 및 재취업에 따른 충분한 시간부여’였고 최종 해체일은 2015년 10월 31일이었다.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는 논하지 말자. 정치적 해석도 경계하자. 다만 한 가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일대에 가면 드넓은 동해와 마주한 포구는 황영조가 나고 자란 그의 고향이다.
그 마을 언덕배기에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황영조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기념관은 1992년 제 25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황영조 선수의 인간승리 과정과 그날의 감격을 기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조성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무엇을 계승발전 시켜야 하는지 절실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 동안 고장의 명예를 드높인 함평군청 레슬링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해보고자 한다. 물론 함평군 본적을 갖는 선수는 몇 명에 불과하다.
윤성용 감독, 조광현, 문진태, 관철견, 박현문, 송인기, 허 정, 이지성, 전경민, 박근철, 여승구, 김상훈, 이득희, 송문관, 이원희, 최승민, 홍성준, 강래구, 이봉수, 신영석, 김신규, 정현우, 강경준, 성 용, 강상우, 정준식, 유성길, 장광호, 박성운, 김재환, 김재호, 조용필, 이영연, 조현하 등 34명이다.
이들은 때로 시간을 만들어 영암군 소림학교 장애우를 찾아가 빨래, 풀 뽑기, 놀아 주기 등 봉사활동과 2005년부터 월2회 음료수와 막걸리 등 다과를 준비해 함평경로당과 성애양로원을 찾아 안마를 해주는 지역봉사활동도 펼쳤다.
도민 체육대회나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해 선수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응원 함성으로 지역화합을 이끌어 내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함평이미지 제고에 앞장섰다.
그런 선수들이 떠나야 하고 명실상부한‘레슬링 메카’의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함평군청 팀이 해체라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렇다.
레슬링 종목은 선수의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 비인기 종목으로 2020년도 올림픽 경기종목에서 퇴출되었다가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레슬링을 주요 경기 종목으로 여기지 않는다.
국민들의 관심부족으로 레슬링 전문체육관, 동호인, 학교체육에서 레슬링 팀 감소 등으로 선수들의 장래가 보장되지 못하고 김원기, 김영남, 김종신 등 우수한 레슬링 선수를 배출했던 함평농업고등학교도 2011년도에 골프특성화고등학교 지정으로 골프관련 전문가 육성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함평중학교 출신 우수선수가 타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고, 1994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종신 이후 근 20여년 간 세계대회에서 입상하는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현실에서 ‘레슬링 강호 함평’을 재현하기 어렵고 현재 골프고에서 육성하는 선수가 6명으로 레슬링 팀 활성화에 필요한 관내 출신 우수선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함평군 레슬링 팀은 지도자 1명, 선수 1명으로 대회출전 및 운영이 어렵고 장기적 관점에서 레슬링 팀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고 함평중학교 및 함평골프고 레슬링 팀에 대한 교육기관 체육진흥보조금 지원액을 늘려 함평출신 레슬링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합리적이라는 이유이다.(2014. 11. 3)
그러나 2014년 7월 27일 제7대 제204회 제2차 일반행정위원회에서 문화관광체육과 이철행 과장은‘직장운동경기부 및 학교체육지원’은 우리군을 대표하는 특기 종목을 선정, 조기에 우수선수를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각종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으로 지원과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2개월도 되지 않은 2014년 9월 17일 제7대 제205회 제1차 일반행정위원회에서 이철행 과장은 레슬링 팀 인건비 및 운영비로 7512만을 감액 계상하는 등 예산을 삭감했다.
또, 2014년도에 레슬링 팀에게 ‘타 팀으로 이적 및 재취업에 따른 해체예고’를 하였음에도 2015년 6월 17일 제7대 제212회 제2차 일반행정위원회에서 문화관광체육과 김강남 과장은 우리군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들의 전지훈련 실시 등을 통해 스포츠 경쟁력을 제고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리고 감독 1명, 선수 1명으로 구성된 우리군 레슬링팀은 상반기 대회 참가준비를 위해 전력향상 훈련과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제2회 선발대회 출전했다.
또한 제34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두었으며, 향후 제41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 레슬링대회(15년 7월)와 제96회 전국체육대회(15년 10월)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했다.
실무 과장들은 레슬링 팀에는 해체를 통보하고 군 의회에서는 향후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함평군 의회에서는 이 문제를 제기한 의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평군청의 레슬링팀이 존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피력한 보고서 내용에는 ‘레슬링은 비인기종목이지만 초대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주었고, 특히 함평 출신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2개나 획득한 유일한 종목이다.
차후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에서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함평군 정책종목으로 육성되어야 한다.
함평중학교와 함평골프고등학교 레슬링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고,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함평군청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함으로써 체력강화와 조기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함평중 출신 선수들이 모두 함평골프고로 진학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향후 함평중 및 함평골프고는 전국 최고의 팀으로써 함평 레슬링의 미래가 아주 밝다.
함평은 중학교 및 고등학교와 실업팀이 한 지역에 있어 타 시·도에서 매년 20여개팀이 전지훈련을 위해 지역을 찾음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함평군청팀이 없을 경우 타 시도 팀이 전지훈련을 오지 않고 함평중 및 함평골프고 선수들도 타 시도로 전지훈련을 가야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타 지역에 지출된다는 이유도 피력 했다.
최근 몇 년간 함평군청 레슬링 팀이 성적이 저조한 사유도 있다. 함평군청 레슬링팀 창단 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전국최고의 팀의 위치를 유지했으나, 선수 계약시 1년 단위 단기 계약으로 함평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우수 선수들이 타 시도 팀으로 유출되고, 병역의무 등으로 선수를 보강하지 못해 선수단 규모가 축소되어 정상적인 훈련을 실시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향후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육성하되 최소한 지도자 1명, 선수 5명으로 구성하고 우수선수 확보를 위하여 1년 단위의 단기계약보다는 4년 정도의 장기계약을 하여 타 시도 유출을 예방하여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을 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약속했었다.
차후 함평군에서 레슬링 팀에 충분히 지원하였음에도 향후 실적을 내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팀 해체를 한다고 해도 지도자와 선수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할 것을 약속 했다.
창단멤버인 윤성용 전 감독은 인터뷰에서 “그 동안 도와주신 분들이 먼저 떠오른다. 창단 후 몇 년간 숙소도 없어 중학교 숙소에서 생활했을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 이남오(KB손해보험)대표께서 물심양면 도와주어 감사하다. 특히, 신동국 당시 담당계장이 레슬링 시합 때 마다 운동선수는 잘 먹어야 한다.”며“개인사비로 회식비와 물품을 구입해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셨기에 2006년부터 3연속 종합우승 원동력이 되었다. 관심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로 평생 은인이다”고마움을 전했다.
또“가장 안타까운 선수는 내년에 결혼할 전경민 선수이다. 해체통보 본인보다 먼저 전 선수의 재취업을 위해 뛰어다녔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윤 전 감독은 “그동안 20년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아버지, 숙부님, 조카 등도 대를 이어온 레슬링 집안으로 미련이 남는다. 문화적 차이지만 이란, 터키, 러시아 경우 레슬링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 지역 한 학교에서 금메달리스트를 2명이나 배출한 곳은 없다. 나비축제 전에는 함평이 레슬링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으며 우리 군민들이 함평레슬링에 대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윤 전 감독은 함평의 스포츠 마케팅적 발전으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원도 태백시 경우 1년에 23개 대회를 유치해 한 달에 2번 이상 대회가 지역에서 열렸다. 그러다 보니 낮이고 밤이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태백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레슬링 팀 해체와 관련해 윤 전 감독은 “최근 5년 동안 선수들을 한명도 영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군과 원만한 협의를 이루지 못했고, 감독의 자질과 능력이 부족해 선수영입을 못했다는 오해와 소문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함평골프고 고용석 감독은“실업팀이 없어짐으로 인해 걱정이 크다. 타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등이 연계 육성하는 것이 엘리트체육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재 함평에는 대학부는 없지만 실업팀이 있으므로 인해 학생들의 동기유발, 기술지도, 멘토 등 이런 과정을 통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실 여건으로 본다면 광주체고는 선수가 70여명인데 우리 금메달 숫자와 비슷하다. 이유는 군청 실업팀이 있어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 레슬링의 성지와 같은 함평에서 레슬링 팀이 없어지고, 레슬링하고 전혀 관계없는 시도는 팀을 창단하는 현실인데 해체되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학생들의 실망과 동기 유발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역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열심히 하면 실업팀에 입단할 수 있겠다고 꿈을 꾸고 있을 텐데 기회가 사라져버렸다”고 쓸쓸해했다.
중학교 골프고 레슬링 팀은 현재 각각 6명의 레슬링 선수가 있다. 대부분 어려운 환경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 생활관에서 합숙하고 있으며, 별도 중·고등학교에서 지원금은 없다. 대회 출전 시 도교육청에서의 지원금이 전부이다.
다행히 함평군에서 고등학교 2,200만원 중학교 1,8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였으나, 대부분 합숙 시 학생들의 숙식에 쓰이는 보조금으로 그마저 올해 50% 삭감됐다. 팀은 그나마 있는 보조금 지원도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마지막까지 선수로 남아 금메달 2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15개 총 44개의 메달을 함평군에 안겨준 전경민 선수는 현재 마산 모 중학교 코치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용 전 감독은 개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체육회에서 주관하는 상임 심판 자격을 신청했으며, 합격여부는 2016년 2월경에 발표된다./ 심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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